15일 오전, 김천시청 1층 로비에 평소와는 다른 따뜻한 기운이 감돌았다. 분주하게 오가던 사람들의 발걸음 사이로 한 편의 시가 말을 걸고, 가을을 담아낸 문장들이 조용히 마음을 두드렸다. 행정의 공간이 잠시 문학의 공간, 사색의 공간으로 바뀌는 순간이다.
한국문인협회 김천지부가 마련한 ‘황악의 가을, 시심으로 품다’ 2026년 작품전시회가 9월 15일부터 30일까지 김천시청 1층 로비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김천 문인들이 오랜 시간 마음속에 품어온 문학의 결실을 시민들과 함께 나누고, 시를 통해 계절과 삶의 의미를 돌아보는 자리다.
전시장에는 회원들이 정성껏 빚어낸 36편의 시 작품이 걸렸다. 작품마다 바라보는 풍경도, 표현하는 언어도 다르지만 그 안에는 한 가지 공통된 마음이 흐른다. 자연에 대한 사랑, 삶에 대한 성찰, 사람에 대한 그리움, 그리고 우리가 무심히 지나쳤던 일상의 소중함이다.
특히 36편의 시는 저마다 다른 목소리로 김천의 가을을 노래한다. 황악의 능선에 가을빛이 내려앉고 바람 끝에 계절의 냄새가 묻어날 때, 문인들은 그 풍경을 눈으로만 바라보지 않는다. 마음으로 오래 바라보고, 그 속에서 삶의 의미를 건져 올려 한 줄의 언어로 남긴다.
그래서 이번 전시는 단순히 시를 보여주는 전시가 아니다. 가을을 바라보게 하고, 삶을 생각하게 하며, 잠시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게 하는 문학의 초대장이다.
김덕희 한국문인협회 김천지부장은 이번 전시에 담긴 문인들의 마음을 전하며,“한 편의 시에는 한 사람의 삶과 마음이 담겨 있습니다. 황악의 가을을 닮은 우리의 시가 시민들의 마음에 조용한 위로와 아름다운 울림으로 오래 머물기를 바랍니다.”라고 말했다.
회원들이 정성껏 가꿔온 작품들이 시민들과 만나 문학의 향기를 나누고, 시 한 편이 누군가에게 위로가 되고 삶을 돌아보는 작은 계기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배낙호 김천시장도 작품전시회를 축하하며, “문학은 삶을 바라보는 가장 깊은 시선입니다. 황악의 가을을 품은 문인들의 시심이 시민들의 마음에 오래도록 아름다운 여운으로 남기를 바랍니다.”라고 전했다.
문학은 거창한 곳에만 존재하지 않는다. 때로는 바쁜 하루 속에서 우연히 마주친 한 줄의 문장이 마음을 멈춰 세우고, 오래 잊고 있던 기억 하나를 불러내기도 한다.
가을은 저절로 깊어지는 것이 아니다. 누군가의 눈으로 바라보고, 누군가의 마음으로 기록할 때 비로소 계절은 이야기가 되고, 그 이야기는 문학이 된다.
이번 전시가 바로 그런 가을이다. 황악의 능선을 타고 내려온 가을빛이 시인의 마음에 머물고, 그 마음은 다시 한 줄의 문장이 되어 시민들에게 건너간다. 그리고 그 문장을 읽는 사람의 마음에서 또 하나의 이야기가 피어난다.
9월의 김천시청 1층 로비. 그곳에서 가을은 낙엽으로만 물들지 않는다. 36편의 시가 가을을 부르고, 시인의 마음이 계절을 깊게 한다. ‘황악의 가을, 시심으로 품다.’ 그 제목처럼 이번 전시는 황악의 아름다움을 품고, 김천의 삶을 품으며, 마침내 사람의 마음을 품는 문학의 자리다.
그리고 오늘, 36편의 시가 시민들을 김천의 가을 사색으로 초대하고 있다. 시를 읽는 만큼 가을은 깊어지고, 마음을 여는 만큼 김천의 가을은 아름다워진다.